BLOG ARTICLE 한국어 안내 서비스 | 1 ARTICLE FOUND

  1. 2009.12.02 한국의 당백전을 일본의 것이라 우기던 대영박물관

오늘 대영박물관에 한국어 안내 서비스가 시작되었다는 뉴스를 보았다. 참으로 반갑기 그지 없는 소식이다. 세계 3대 박물관이라 일컬어지는 대영박물관에 한국어 안내 서비스가 시작된다면, 보다 많은 한국인들이 이 곳에 들러 세계의 역사에 관심을 갖게 될 것이다.

나는 지난 2007년 11월, 대영박물관을 방문했던 적이 있다. 당시에는 아시아권 국가 언어는 일본어, 중국어 서비스가 전부였다. 나는 안내직원에게 "왜 한국어 안내 서비스는 하지 않느냐"고 물었다. 안내직원은 "외국어 안내는 이게 전부"라는 원론적인 대답만 할 뿐이었다.

그래서 난 다시 "중국은 우리나라보다 1인당 GDP도 낮고, 또 일본 문화의 원류는 한국의 문화인데, 이런 후진국들에 대한 안내는 하면서, 한국을 위한 안내가 없다는 것이 말이 되느냐"고 따졌다. 안내원은 매우 난처해 했다. 내가 너무 민감한 이야기를 했기 때문이기도 했을거고, 또 내 영어가 무슨 소린지 못 알아 들었기 때문일 수도 있을거란 생각이 들었다. 하긴, 한국어 안내 서비스가 안되는 것이 어찌 안내 직원 탓이겠는가.

그랬던 대영박물관에서 이제 한국어 안내 서비스가 제공 된다는 소식을 들으니 그 때의 기억은 아련한 추억으로 기억될 수 있을 것 같아 참 흐뭇하다. 그러나, 대영박물관이 나를 당황시켰던 것은 그것만이 아니었다.

대영박물관에서 조선 당백전을 만나다

대영박물관에는 고대 유적부터 시작해서, 그러한 유적 속에 살았던 사람들의 생활과 사상에 이르기까지 매우 상세한 설명이 되어 있었다. 한참을 구경 하다가, 나는 맨 마지막 관람코너에 이르렀다. 그곳에서는 고대시대부터 현재까지의 화폐를 모아 전시하고 있었는데, 자원봉사자들의 관리 아래 눈으로 볼 뿐 아니라 손으로 만져볼 수도 있도록 허락해놓은 것이 이색적이었다.
그 곳에서 나는 조선시대 우리나라의 당백전도 볼 수 있었다. 세계적인 박물관에서 우리나라의 유물을 보다니. 난 너무 기쁜 나머지, 은행근무경력이 있다는 자원봉사 할머니에게 '이 동전이 우리나라에서 사용되던 동전'이라고 자랑을 했다. 그랬더니 그 자원봉사 할머니는 나에게 충격적인 한 마디를 던졌다. 간단한 말이었지만, 지금도 그 말은 아직도 귓가에 생생하다.

"Are you Japanese? (일본 사람이에요?)"

이게 웬 지렁이 이단 옆차기 하는 소리냔 말이지. 난 한국사람임을 밝혔고, 그 동전은 일본 동전이 아니라 우리나라 조선시대에 경복궁을 중건하기 위한 목적으로 만들어진 동전이라고 설명해 주었다. 그리고 내가 중학생들을 지도하는 사회과 강사인데, 이런 기초적인 내용을 모르고 어찌 학생들을 지도할 수 있겠냐는 나름의 전문성까지 부각 시켜가며, 설명을 했건만, 이 자원봉사 할머니는 내 말을 곧이 들으려 하지 않았다.

이렇게 옥신각신하는 장면을 지나가던 한 관람객이 보았다. 그 관람객은 자원봉사 할머니에게 무슨 일이냐고 물었다. 자원봉사 할머니는 어처구니 없다는 듯 말했다. "이 한국 젊은이가 이 동전을 자기네 나라 동전이라고 우기는군요."

그 관람객은 내게 진짜 그렇게 말했느냐고 물었다. 나는 그렇다고 대답했다. 그리고 그게 사실이라고 말해줬다. 그랬더니 이 관람객, 너무나도 당연한 듯 이야기 한다. 내가 잘못 알고 있는 거라고. 그 동전은 일본 동전이 맞다고 말이다. '남대문 문턱이 있는지 없는지는 안 가 본 사람이 더 잘 안다'더니, 딱 그 짝이다. 꼭 다리 세 개 가진 사람들 사이에 두 다리만 가지고 있는 기분이었다.

조선의 당백전을 일본의 것이라 알고 있는 대영박물관

한국에 대한 역사왜곡이 아무리 심하다 한들, 이 정도일 줄은 몰랐다. 외국 사람들은 우리의 식민역사 때문에 우리의 모든 역사를 일본의 역사로 알고 있는 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당백전은 조선, 중국, 일본 모두가 발행된 적이 있는 화폐이다. 그 중 조선의 당백전과 일본의 당백전은 그 모양이나 색깔부터가 판이하게 달라서 도저히 혼동할 수 없는 것이라는 건 역사를 공부한 웬만한 사람들은 다 알 수 있는 내용이다.

이제 대영박물관에 한국어 안내 서비스가 된다고 하니, 그러한 역사 왜곡도 바르게 잡았으면 하는 생각을 가져본다.

반크, 도와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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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좌측이 조선의 당백전, 우측이 일본의 당백전입니다. 일본의 당백전은 타원형으로 되어 있어 원형의 조선의 당백전과 확연히 구분할 수 있습니다. 내가 본 건 분명히 원형이었다구요~!!! ㅡO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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