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의 영결식이 끝났음에도 국민들의 추모열기는 계속되고 있다. 노무현 대통령의 뜻을 이어나가겠다는 민주 시민의 열기도 여느 때 못지 않게 뜨거워 보이고, 참여정부에 대한 재평가가 있어야 한다는 움직임도 있다. 하지만, 여기서 나는 이같은 뜨거운 열기에 대한 진정성을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이같은 뜨거운 열기와 참여정부에 대한 재평가 움직임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기 때문이다.

내 기억으로 노무현 대통령 서거 이전까지 노무현 대통령에 대한 이같은 국민의 열기는 모두 세 차례 있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노무현 대통령의 당선 무렵이 그 첫번째요, 노무현 대통령의 탄핵소추안이 가결되었던 시점이 두 번째요, 노무현 대통령의 퇴임 무렵이 그 세 번째다. 당시 국민의 성원으로 봤을 때는 국민들의 노무현 대통령에 대한 신뢰와 성원은 영원하리라고 믿었다. '지켜주지 못해 미안하다'는 말 역시 탄핵 때부터 꾸준히 이어져 오던 말이다. 다시 국민들은 네 번째 똑같은 약속을 거듭하고 있다. 바꿔 말하면, 노무현 대통령은 우리 국민들에게 이미 세 차례 배신을 당한 셈이다.

참여정부에 대한 재평가 움직임도 이와 크게 다르지 않다. 특히 민주당의 참여정부에 대한 평가는 상상을 초월할만큼 극과 극을 달린다. 참여정부의 지지율이 낮을 때는 참여정부세력에 대한 비난과 차별에 한나라당 못지 않은 적극성을 보였던 민주당이 이제와서는 참여정부에 대한 재평가를 하겠다고 선언한 것이다. 민주당은 참여정부 시절 열린우리당과는 성격이 판이하게 다름에도 불구하고, 언론에서조차 열린우리당이 민주당의 전신이라고 말하기까지 한다.

노무현을 거듭 배신해 온 국민과 정당, 과연 믿을만 한가

스스로에게 물어본다. 전직 대통령에 대한 국민 전체의 추모열기, 서울광장을 가득 메웠던 저 열기는 과연 얼마나 지속될 수 있을까. 개인적으로는 2010년 지방선거 때까지만이라도 유지될 수 있다면 좋지 않을까 생각해보기도 하지만, 지금까지 이에 대한 나의 대답은 이같은 나의 기대가 '헛된 망상'에 불과하다는 일관성을 유지하고 있다. 지금의 추모열기는 일시적인 현상일 뿐이며, 잠시 지나면 언제 그랬냐는 듯이 다시 노무현 대통령은 국민의 기억 속에서 사라질 것이다. 2010년 지방선거 때까지 이어졌으면 하는 나의 기대는 어디까지나 '희망사항'이다.
우리 국민들이란, 평생을 함께할 것처럼 열광하고 성원해 놓고도 보수 언론과 수구 세력의 말 한마디에 속절없이 무너져 '이게 다 노무현 때문이다'라며 노무현 대통령에 대한 비난을 일삼던 지조없는 사람들 아니었나.

참여정부에 대한 재평가 역시 '참여정부의 성과가 틀린 것은 아니었다'라는 수준에 그칠 것이다. 참여정부가 옳았다고 이야기 할 수도 있다. 하지만, 참여정부가 옳았다고 평가를 내리는 것이 민주당이 잘못했다는 반성과 사죄로 이어지지 않을 것임은 또 역시 자명하다.
현재 보여지고 있는 민주당의 반응은 실상 노무현 대통령과 참여정부를 낫게 평가하는 현 시국을 교묘히 이용하려고 하는 박쥐근성에 지나지 않는다.
이들은 불과 얼마 전만 하더라도, 친노 386세력의 척결과, 참여정부와의 차별화를 소리높여 외치던 이들이었다.

본은 바꾸려 하지 않는 국민과 민주당, 모두 각성해야

노무현 대통령의 뜻을 이어가겠다고 약속했다면, 그 뜻을 따르겠다고 앵무새처럼 떠들기만 할 일이 아니다. 그의 뜻에 따라 내가 어떻게 행동하고 생각해야 할 지 실체적으로 고민해야 한다.

또 참여정부에 대해 재평가 하겠다면, 지금 현재의 모습에서 무엇이 잘못되었는지 근본부터 바꾸겠다는 의지를 가지고 평가해야 한다. 참여정부가 옳았다면, 참여정부의 정신대로 정치하겠다는 약속이 있어야 한다. 지역정당의 한계를 극복하고 전국정당의 기치를 내세웠던 열린우리당의 창당정신을 계승하겠다는 정당차원의 선언이 있어야 한다.

그런 실제 노력이 있지 않는 한, 우리는 노무현 대통령을 죽인 현 정부나 그들을 추종하는 한나라당과 전혀 다를 바 없는 이들이며, 노무현 대통령을 부엉이 바위에서 밀어제낀 포괄적 살인의 공범일 수 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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