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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8.02.22 담배연기 속에 자라날 어린이의 꿈 6

우리나라의 행정 가운데 가장 이해가 되지 않는 것 중 하나가 바로 '담배'와 관련된 정책이다. 그동안 우리나라에서 담배는 KT&G의 독무대였다. KT&G는 한국담배인삼공사의 새로운 명칭이다. 우리나라의 담배와 인삼은 KT&G를 통해 전매되었고, 담배와 인삼을 판매하는 대가로 거두어지는 간접세 역시 상당하다.
한편, 우리나라는 이렇게 담배를 통해 막대한 수입을 올리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금연을 강조한다. 또 국민의 금연을 이유로 담배값을 전격인상 하기도 한다. 이때도 정작 담배농가에 득이 되는 담배값은 올리지 않고, 담배에 붙은 세금을 올린다. 또 공공건물과 공공장소에서의 금연을 법으로 규정하기도 한다. 드라마에서는 불필요한 흡연장면을 없애고 있고, 한 때 소규모 상점 앞을 가득 메웠던 담배자판기 역시 청소년의 흡연을 조장한다는 이유로 모두 철수했다. 흡연자는 모두 죄인이 된 기분이다. 담배에 붙은 세금이 담배가격에 차지하는 비중이 상당한 것을 감안하면 이런 금연의 분위기는 담세자에 대한 예의가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참고로 난 담배를 피우지 않는다).

물론, 담배의 폐해는 국가의 이같은 정책에 절대 정당성을 부여한다. 흡연자 뿐 아니라 비흡연자에게 더 큰 피해를 준다는 점에서 금연은 반드시 권장해야 할 사항이다. 그러나, 국가의 이같은 이중행동은 분명히 문제가 있어보인다. 너무 근시안적인 사고일까??

전매사업과 금연사이, 국가의 두 얼굴

프로야구 제8구단 센테니얼인베스트먼트(이하 센테니얼)가 스폰서를 공개했다. 센테니얼의 스폰서는 '우리담배'라는 회사로 총300억원의 계약금으로 3년간 스폰서 계약을 체결했다고 한다. '우리담배'측은 우리나라에서 담배의 일반광고가 금지되어 있어 스폰서 계약을 통해 담배를 홍보하기 위해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센테니얼의 스폰서 계약을 보고 우선 우리나라에 민간담배회사가 탄생했다는 사실을 처음 알았다는 사실은 환영할 일이다. 하지만, 한 때 없어질 것만 같았던 제8구단이 이렇게 다시 활기를 찾았음에도 그 소식을 듣는 내 기분 한 구석은 찜찜하다.

지난 프로야구 한국시리즈에서 SK와이번즈와 두산베어스는 빈볼시비로 난투극 직전까지 가는 상황을 연출했었다. 당시 두산의 용병투수 다니엘 리오스와 간판타자 김동주는 지나친 오버액션이라는 비난을 들을만큼 과격하게 흥분된 모습을 연출하기도 했다.
이렇게 볼썽 사나운 모습을 보여줄 때마다 언론은 하나같이 '어린이에게 꿈을 주겠다는 프로야구에서 이런 모습을 보이면 되겠는가'라고 목청을 드높인다. 그런데 지금, 어린이에게 꿈을 주겠다는 프로야구의 스폰서가 담배회사라면, 과연 그것은 볼만한 일일까. '애들은 싸우면서 큰다'는데, 그렇다면 담배보다는 오히려 난투극이어야 하지 않을까(물론 비약이다.).

현대유니콘스가 해체되면서 프로야구는 일대 위기를 맞았다. 어렵사리 맞은 400만 관중시대가 다시 침체로 돌아서버리는 것은 아닐지 우려의 목소리도 적지 않았다. 그런 점에서 KBO와 센테니얼은 조급했을런지도 모른다. 하지만, 프로야구의 취지와 목적을 생각했을 때, 조금은 경솔하지 않았나 하는 아쉬움을 갖는다. 담배회사가 어린이에게 꿈을 준다는 설정 자체가 조금은 낯설뿐 아니라, 프로야구 역시 담배정책을 추진하는 정부와 같은 양면성을 지니고 있는 것 같아 씁쓸하다.

프로야구, 담배, 그리고 어린이의 꿈

이쯤 되면, 우리나라 최초 프로야구 구단은 맥주회사였는데(프로야구 최초구단은 1982년 1월 15일 창단한 현 두산 베어스의 전신인 OB베어스이다. 구단 명칭은 당시 두산그룹의 계열사였던 OB맥주의 이름을 사용하였으며, 구단 마스코트 역시 맥주(Beer)와 비슷한 발음을 가진 '곰(Bear)'으로 선정되었다.), 왜 술은 되고 담배는 안되느냐고 이야기 할 사람들이 있을지 모르겠다. 또 KT&G도 프로배구의 스폰서 계약을 체결했는데, 프로야구에서는 왜 안되느냐고 말할 수도 있겠다. 하지만, 우리에게 OB맥주가 단지 맥주의 이미지만 있던가. OB맥주가 맥주판매량 신장을 위해 생맥주 치킨체인점(OB Beer)을 운영했던 점을 감안하면 당시 OB의 이미지는 단순히 성인만의 이미지라기보다는 가족의 이미지가 있었음을 기억해야 한다. 또한 KT&G의 스폰서 계약으로 일반에게 판촉효과가 기대되는 부문은 담배보다는 인삼이 아닐까.

센테니얼의 프로야구단 운영방식은 미국 메이저리그에서는 보편적이지만 우리나라 스포츠 경영의 새로운 시도라는 점에서 주목할 필요가 있다. 그러나 그 경영의 방식은 국가와 민족 고유의 정서를 감안해야 한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할 것이다. 개인적으로는 아무리 긍정적으로 생각하려 해도, 담배와 어린이를 긍정적으로 연결할 수 있는 여지는 참 박약해 보인다. 센테니얼과 우리담배의 스폰서 계약이 어린이의 꿈과 멀어만 보이는 이유는 그래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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